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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에세이/깔짝 영화 리뷰

영화 엑시트(2019) 영화 리뷰 및 감상평

by 나그네이무 2023.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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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포스터
영화 엑시트 포스터이다. 제작사 : (주)외유내강, (주)필름케이. 배급사 : CJ엔터테인먼트

 

 
 

<작품 소개>

 
감독 이상근, 주연 배우는 조정석, 임윤아이다. 참고로 이 작품은 이상근 감독의 첫 장편영화 작품이라고 하는데 총 관객수 900만명을 달성하여 명실공히 대흥행 작품이 되었다. 영화는 말 그대로 재난 블록버스터 코미디 영화이다.
 
주인공 이용남(조정석)과 정의주(임윤아)가 도시에 살포된 가스테러를 피해서 생존하는 내용으로, 엄연히 재난 영화지만 클리셰를 과감히 제거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분위기를 주는 영화로써,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스타일의 영화이다. 주인공 남녀 둘 다 과거 대학 클라이밍 동아리의 선후배 사이로써 두 사람 모두 신체능력이 보통은 아니라는 설정임으로 마냥 판타지스럽지 않게 현실성도 더 하고 있다.
 
 
 
 
 

<작품 감상평>

 
얼마만일까? 관객들에게 훈계하지 않는 대한민국 영화가.. 엑시트는 오랜만에 영화를 보는 내내 선생님께 혼나는 느낌이 들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서 좋은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느껴졌던 왠지 모를 상쾌감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엑시트는 크게 보면 아주 단순한 내용의 영화이다. 어머니의 칠순잔치에서 과거 대학 클라이밍 동아리의 후배인 의주를 만난 주인공이 갑자기 터진 유독가스 테러를 피해서 건물과 건물사이를 오르며 생존한다는 내용이 전부이다.
 
처음에는 가족 모두와 함께 건물 옥상을 올라서 노래방 기기등 온갖 물건들을 끌고 올라와 주의를 끌며 구조헬기를 기다린다. 노력끝에 결국 구조헬기를 부르는 것에는 성공 하였지만 하필 구조용 버킷의 수용인원이 부족한 나머지 두 남녀 주인공들만 남게되고, 그렇게 두 주인공들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그 이후 유독가스를 피해서 도망 다니는 중간중간 다양한 위기상황과 에피소드, 재미있는 코미디 장면들이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백미로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주인공들은 구조용 버킷의 수용인원이 부족한 순간을 나중에 한번 더 겪게 되면서 짠내가 더 폭발하게 된다.
 

엑시트장면
영화 '엑시트'의 한 장면. 모스부호를 구호에 맞춰서 보내고 있다.

 
아마 엑시트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따따따'라는 구호에 맞춰 하늘로 모스 부호를 보내는 장면일 것이다. 긴급하고 급박한 상황에서 모두가 모여서 구조를 받으려고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여 관객들에게서 인간적인 공감을 이끌어냈고 그 모습을 처절하면서도 재미있게 그려냈다. 이렇듯 재난 영화가 꼭 신파극 투성이일 이유는 하나도 없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가장 처절한 순간에도 유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그러한 마음의 여유가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생기는 발판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가스테러로 가득한 도시에 두 사람만 남게 되었을 때 더 많은 급박하고 위험한 환경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결국은 모두가 생존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는 인간적인 좌절도 많았고 모든 걸 포기해버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사람은 한자의 모양(人)처럼 서로에게 기대는 존재 아니겠는가. 이 영화가 좋은 점은 바로 이런 급박하고 심각한 순간들을 사람과 사람의 연대, 그리고 유머러스함으로 클리셰를 부수고 나아간다는 점 때문이다. 마치 이 엑시트라는 영화의 제목은 기존 재난영화로부터 과감히 벗어난다는 이중적 의미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이 영화는 로맨스도 배제되어 있는데 그 점도 좋았다. 두 사람 간에 뭔가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고 앞으로 주인공 남녀가 사귈지 말지는 관객들이 알아서 생각하게끔 열린 결말로 두었다. (물론 두 사람이 이어질 거라는 암시를 약간 넣기는 했다.)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고백 아닌 고백을 하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 로맨스 분위기로 넘어가지 않고 여자 주인공의 유머러스한 대사로 그냥 어물쩍 넘어가게 된다. 꽤 신선했다.
 
만약 엑시트가 눈만 마주쳤다 하면 갑자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키스를 갈겨버리는 할리우드 영화였다고 생각해 보자. 가스로 가득한 도시. 두 남녀. 이상하게 아무리 넘어가도 계속 은은한 조명의 호텔만 나오는 도시. 벌써 베드신이 20번은 나왔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화 엑시트는 옛날이었으면 오히려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라는 애매한 평가를 들었을 수도 있다. 꽤나 시대적으로 적절한 순간에 잘 태어나서 대박이 난 케이스라는 생각도 든다. 이미 심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또 다른 무거운 주제를 던져주는 대신에 말 그대로 가벼운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함으로써 문화적으로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주었다. 앞으로 대한민국에 이런 유쾌하고 완성도 높은 영화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살기 팍팍해지는 요즘. 오늘은 그냥 머리 비우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엑시트 보면서 스트레스에서 엑시트! 해보자.
 
 
'개인적인' 평점 : 80 / 100
 
 
 

엑시트마지막탈출
영화 '엑시트'의 장면. 그들의 생존기는 화려하고 숭고하지는 않지만 유쾌하고 위대하고 사람냄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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