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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건강/식객 일기

절인데 수제비 맛집 등극!? 흥륜사 쉼터 후기 및 정보

by 나그네이무 2024.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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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빨리 가야 하는 곳이 생겼다. 바로 인천 연수구에 있는 흥륜사라는 절이다. 분명 절인데도 불구하고 수제비 맛집으로 유명하단다. 마치 어떤 교회가 볶음밥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느낌의 오묘함? 어쨌든 지금 한참 날씨가 시원할 때 실외에서 경치를 보면서 수제비를 한 그릇 하면 정말 좋다고 한다. 더 추워지면 실내에서 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와 보았다.
 

 

 

 

주소는 인천 연수구 청량로 70번 길 40-17이다. 절 특성상 차로 올라가는 길이 좀 가파른 느낌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수는 있는데 불편하다. 인천 1호선을 타고 동막역에서 내린 후 1번 출구에서 나와 8번 버스를 타고 복지회관 정류장에서 하차 후 가파른 오르막을 약 1km 걸어가야 하는 대장정(?) 이기 때문에 그냥 자동차로 방문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그 밖의 주요 정보는 아래에 표로 정리해 두었다.

운영시간 09:00 ~ 19:00 저녁 손님이 없거나
재료 소진의 경우 17:00에 닫기도 함
휴무일 기본적으로 연중무휴
전화번호 032-832-1130
주차가능 여부 가능 (주말 혼잡), 주차비 무료

 
 
 

흥륜사 쉼터 주방 및 주문대의 모습

차를 한잔 할 수도 있고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와서 보면 생각보다 분위기가 괜찮기 때문에 예상보다 오래 머물게 될 것이다. 나름 사진을 찍는다고 찍었는데 전체적으로 희미하게 나왔다.. 표를 이용해서 다시 정리해 보았다. 가격은 사람에 따라서 절에서 파는 음식치고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가격이다. 또한 선불이 원칙이며 물은 셀프다. 정수기는 계산대 옆 음료수 냉장고 옆에 있으며 그 옆에는 돌 테이블 의자에 깔 수 있는 방석들이 있으니 참고.

차류 식사류
쌍화차
7,000원
석류차
5,000원
수  제  비
9,000원
파       전
15,000원
대추차
7,000원
유자차
5,000원
칼  국  수
9,000원
감  자  전
15,000원
솔잎차
5,000원
냉커피
4,000원
콩  국  수
10,000원
도토리묵
15,000원
칡   즙
7,000원
커   피
3,000원
열무국수
9,000원
 
냉녹차
5,000원
  묵      밥
9,000원
 

 
 
 

흥륜사 쉼터의 매력인 야외 돌테이블

흥륜사의 음식들을 한층 감성 있게 만들어주는 돌테이블이다. 의자도 돌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방석이 필요한데, 위에 적어 놓았듯이 정수기 옆에 보면 방석을 넣어두는 나무박스가 있고 그 안에 방석들이 있다. 방석은 그동안 야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썼기 때문에 엄청 깨끗하지는 않다. 그러나 쌩 돌에 앉으면 엉덩이가 아프고 시리고 치질에 걸릴 수 있으니 쉼터에서 제공하는 방석을 쓰거나 찝찝하면 집에서 하나 챙겨 오자.
 
실내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는데 테이블수가 많지 않다. 화장실은 쉼터 실내 식당 내부에도 있고 절 자체에도 큰 화장실이 있으며 관리를 잘해서 깨끗한 편이라 화장실 걱정은 안 해도 될듯하다.
 
 
 

수제비와 열무국수의 모습

음식은 일단 선불로 주문을 하고 원하는 테이블에 가서 앉아 있으면 가져다주신다. 나와 일행은 기본적으로 이곳의 스테디셀러인 수제비와 열무국수를 주문해 보았다. 양은 푸짐한 편이고 음식도 빨리 나온다. 반찬으로는 김치와 짠지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반찬이 너무 많은 것도 정신없고 그냥 심플해서 좋은 것 같다.
 
 
 

자연광을 받아서 색감이 정말 멋지다.

이날 진짜 가을햇살 빛깔이 진짜 미친 수준이었는데 자연광이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음식의 색깔도 그렇고 정말 음식이 먹음직스럽고 맛나 보였다. 열무국수는 참 시원해 보이고 수제비는 자연적인 색감이라서 절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느낌. 게다가 시원한 바람까지 솔솔 부니까 사실상 분위기는 거의 무릉도원..
 
 
 

흥륜사 쉼터의 간판메뉴라 할 수 있는 그 수제비다.

수제비는 양파와 애호박 그리고 황태, 고추가 들어가 있다. 육수는 아마도 황태 베이스의 육수를 쓴 것 같은데 일행은 사골국 느낌도 난다고 했다. 절의 특성을 생각하면 아마도 사골은 아닐 듯.. 사진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는데 실제로 상당히 푸짐한 느낌을 준다.
 
 
 

수제비 근접 모습

수제비의 피가 상당히 얇다.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호로록 넘어가는 그런 느낌인데 밀가루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고 적당히 쫄깃한 부분도 있으며 육수를 잘 머금어서 아주 괜찮았다. 시원한 가을바람맞으며 따끈한 육수와 부드러운 수제비를 후루룩 넘기니 속이 시원하면서도 뜨끈하여 입에서 '캬'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이 집의 거의 유일한 동물성 단백질인 황태

황태를 넣어서 그런지 거의 황태 해장국 느낌으로 아주아주 시원하다. 비록 절 안에 있는 음식점이지만 파전, 감자전, 도토리묵을 팔고 이런 해장되는 시원한 국물을 팔다니.. 아무리 봐도 여긴 탁주집인데. 가게 위치나 장소를 봐도 비 오는 날 여기서 한잔 하면 정말 끝내줄 것 같았다. 도대체 여기가 왜 술집이 아닌가.. 마치 짝사랑하는 여인이 비구니가 된 듯한 이룰 수 없는 바램과 아쉬움만 한가득.
 
 
 

열무국수의 비주얼

다음은 열무국수인데 이날 자연광이 너무 이쁘고 멋져서 열무국수가 진짜 말도 안 되게 맛있어 보였다. 한 겨울에 오히려 차가운 냉면이 땡기는 사람이 있듯이 내 일행은 쌀쌀하고 시원한 바람에도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것을 즐긴다고 하였다. 안에는 쪽파와 깨소금(추정), 열무, 오이가 썰어져서 올라가 있다. 약간의 살얼음도 있는데 육수는 냉면 육수의 그것과 흡사했다. 파는 냉면 육수 느낌.
 
 
 

시원한 열무 국수 한그릇 하실래예

열무국수는 면발은 탱글하고 육수는 냉면 육수 스타일에 새콤한 열무가 씹혀서 맛있었다. 그러나 지금이 가을이라 그런지 수제비만큼 큰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다. 그럭저럭 괜찮게 하는 가게에서 하는 열무국수의 느낌이다. 내 지인도 특별하게 맛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없었다. 맛있긴 한데 평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외 식사도 식후에 식기들은 그냥 제자리에 두면 알아서 치워주시니 굳이 친절하게 정리해서 카운터로 들고 갈 필요는 없다.
 
 
 

식사 후 절을 둘러보다..

처음에는 식후에 파전이나 다른 메뉴들도 먹어볼까 했지만 정말 상상이상으로 양이 많아서 그러지를 못했다. 오늘 못 먹은 메뉴 먹으러 다음에도 또 오라는 부처님의 뜻으로 알고 그냥 돌아가려다 뭔가 아쉬운 마음에 절을 그냥 둘러보았는데.. 그냥 이 절 자체를 구경하러 와도 좋을 정도로 멋지고 평화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풍경이 참 좋다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반야심경을 들으며 절을 걸으니 뭔가 평화롭고 좋았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나는 왜 이 세상에 왔는가. 사람이 인생이 허망한데 나는 그 허망한 인생을 왜 경험하는가. 경치를 바라보며 괜히 폼잡고 심도 있는 질문을 던져보기도.
 
처음에는 그냥 수제비를 맛보러 왔는데 심적으로 참 잘 쉬다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음식값은 오히려 싼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 11월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추워지고 있는데 더 추워져서 실외 식사가 힘들어지기 전에 한 번씩 흥륜사 쉼터에서 좋은 경치 보며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한 해가 가기 전 마음적인 마무리를 잘 준비하는 그런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끝으로 내가 좋아하는 풍경소리 영상을 업로드하며 오늘의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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